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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작가 임경선은 지난해 '교토에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책에서 
교토를 '정서의 도시'라고 말했다.

오랜 세월을 걸쳐 켜켜히 쌓여 온 전통과 새로운 문화가 잘 버무려진 도시 교토.
번잡한 일상을 벗어나 오롯히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은 기분이 들 때 우리는 교토를 떠올린다.

특히, 취향이 비슷하고 마음이 맞는 여사친과 함께라면 더없이 좋겠다.

올 가을에는 교토에 가자라고 누군가 뱉은 한 마디가 세 여자를 그곳에 데려다 놓았다.

처음에는 우리도 큰 욕심없이 하루에 한 지역씩 명소 하나 보고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느릿느릿 다니자 라는게 모토였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교토의 분위기에 취해 욕심이 나서 요기조기 가보고 싶어져서 무리를 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얼마나 다녔는지 다녀와서 다리가 퉁퉁 붓고 저릿한게 며칠은 후유증이 남을 정도였다.

암튼 멋진 교토의 명소는 차차 소개하기로 하고 오늘은 우리가 다녀온 카페를 먼저 훑어보기로 하자


여행 중의 커피 한잔의 쉼표, 여유가 있는 공간이 좋다.

이번 교토 여행은 뜻밖의 카페 투어가 되었다. 커피를 많이 마시고 싶긴 했는데 결국 9곳이나 갔으니 하루 세 곳은 간 셈이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별 계획이 없었는데 다니다보니 평소 서울에서처럼 카페를 많이 가게 된 것. 블루보틀이나 이노다커피, 스마트커피 정도 명성을 듣고 갔는데 실제로 가보니 글로벌 커피 체인은 물론 로컬 커피 브랜드가 엄청나게 많았다. 

우리가 들른 카페 리스트

  • 스타벅스 츠타야 서점 : 미술관옆 카페와 서점  
  • 블루보틀 남선사점 : 교토의 정취를 카페에 고스란히 담다
  • 스마트커피 : 동네주민밀착 서비스가 인상적
  • 호시노가베점 : 각잡은 경양식과 커피의 맛이 최고 
  • 아라비카(아라시야마) 커피 : 커피맛보다 풍경만 기억에 남는 곳 
  • 도토루커피 : 흔한 동네 커피 
  • 툴리스 커피 : 숙소 앞 커피숍이라 두번감. 미국 커피 체인.
  • 드립앤드롭서플라이(테라마치)

글로벌 체인은 분위기가 멋졌고 일본 로컬 브랜드는 맛이 다 좋았다. 그 중 갠적으론 이노다 커피가 최고라는게 내 결론이다.



(교토 카페투어) 호시노가베점

호시노가베점은 커피숍과 경양식을 결합한 맛집.

미스터 선샤인의 유진초이와 고해신이 가베를 마실것 같은 구한말 양식집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일본식 경양식집.
일본은 이런 커피 집에서 경양식을 파는 곳이 많은데 여기가 커피는 물론 음식도 엄지척이니 꼭 들어보길 권한다.
정복을 차려입은 직원들의 깍듯한 서비스는 요즘 커피 체인점에선 만날 수 없는 신선한 풍경이기도 했다. 
가츠산도, 오므라이스나 나폴리파스타가 한국인들의 입맛에 딱 맞는 곳. 동행한 언니는 이곳 핸드드립커피는 교토 최고라고!




(교토 카페투어) 아라비카교토 아라시야마

햇살이 바삭거리며 부서지는 일요일 아침. 아라시야마의 명소 아라비카에 드디어 입성. 30분 대기는 기본이니 느긋하게 마음먹자. 
이곳에서는 보통 라떼를 많이 먹는데 자리를 차지하고 강 풍경을 감상하려면 30분에 1,000엔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따로 내야한다.
주위에 줄선 이들의 부러움 어린 시선을 받아내보니 우리는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ㅋㅋ

강물 소리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뱃놀이를 구경하니 신선놀음 😘 역동적인 길거리 전통 공연 관람은 덤이다.



(교토 카페투어) 이노다커피 기요미즈데라 

아침 일찍 청수사 보고 오는 길에 이노다커피 한잔. 요긴 순전히 근처 커피숍을 찾다가 구글맵을 보고 이노다 커피가 있길래 별기대 없이 찾아서 간 곳이다. 이노다 커피는 교토에서 1940년에 첫 개업한 커피숍인데 기요미즈데라점에는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이 덤으로 있다.

여행의 묘미는 길을 잃는 것이다. 혹은 우연히 찾은 카페의 발견이다. 

이곳은 70년이 넘은 오래된 곳으로 과거 요정 건물을 커피숍으로 만들어 본점보다 이곳이 더 유명하단다.
내부의 인테리어도 천정이 높은 별장식 구조와 통창으로 정원을 볼 수 있는 구조가 독특하다.
후루츠 산도나 다마고 산도 같은 경양식 메뉴에다가 '아라비아의 진주'나 '콜롬비아의 에메랄드' 같은 시그니처 커피의 쌈싸름한 맛이 좋다. 본점의 모닝세트는 맛볼 수 없어 아쉽. 하지만 잘 꾸며진 일본식 정원에서 한가롭게 모닝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요기서 커피랑 컵이랑 소품들도 많이 파니 선물용으로 사오는 것도 좋겠다.  


(교토 카페투어) 블루보틀 교토 남선사점

남선사(난젠지)는 중국풍/서양품의 절인데 거대한 수로가 유명한 관광지이다. 근처에 헤이안신궁과 함께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곳인데 우리는 블루보틀만 딱 들러보기로 했다.

블루와 화이트의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블루보틀. 번잡한 일상과 바쁜 여행 일정의 쉼표가 되어준다.



(교토 카페투어) 스타벅스

츠타야 서점과 스타벅스가 시립미술관 안에 위치한 이곳. 츠타야 서점에 관심이 많았는데 실제 분류 체계가 라이프스타일 위주로 되어 있어서 무척 신선했다. 우리 일상의 의/식/주에 따라 코너를 분리해두고 책과 잡지, 심지어 생활 잡화까지도 팔고 있었다. 책을 구경하다 발뮤다 주전자(POT)에 꽂혀 블랙 하나 질렀다 😅





그밖에 기타 등등 동네 커피점들.


<스마트 커피>
커피 맛도 좋지만,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며 아이들 놀이방까지 갖춘 스마트 커피는 사람들의 삶에 바짝 가까이 다가와 있음이 느껴졌다. 
팬 케이크와 프렌치 토스트와 같은 흔한 메뉴들이 가장 인기다. 


<드립앤드롭서플라이(테라마치)>


<스타벅스(테라마치)>


<도토루 커피(테라마치)>

<툴리스 커피(테라마치)>


교토 카페에는 사람들이 모인다. 우리와 같은 여행자도 있고, 그 지역 토박이들도 있고 출퇴근하는 샐러리맨, 아이를 데리고 온 주부들도 있다. 저마다의 삶의 쉼표를 찍어가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카페의 자유로움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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