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철학, 역사와 같은 인문학에 관심이 부쩍 깊어졌다. 인문학은 지루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인생의 근본을 이루는 것들이 철학과 역사에 모두 담겨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다.

The Consolations of Philosophy내 책꽂이에 장식용으로 꽂혀 있던 알랭 드 보통의 '삶의 철학 산책'이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이라는 트렌디한 제목을 달고 재출판되었는데 나는 같은 책인 줄 모르고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을 또 한 권 샀다가 어쩔수 없이 읽어보자고 시도하기로 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체계적인 사고를 하지 않은 채 인생을 사는 것을, 도자기를 굽거나 구두를 만들면서도 기술적 절차를 모르고 있거나 따르려 하지 않는 것에 비유했다."직관에만 의존해서는 훌륭한 도자기나 구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물며 한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더욱 복잡한 과업을 어떻게 근거나 목표에 대한 지속적인 반성없이 수행해 낼 수 있다고 단언하겠는가?"라고 말이다.

소크라테스가 70세에 기존 권력 3인에게 낙인찍혀 아테네의 사회적 기틀을 깨뜨렸다며 500명 중 과반수가 넘는 280명(2차 평결에서는 360명)-그 중에서는 손쉽게 부수입을 노리는 사람들도 다수 포함된-의 배심원들의 유죄 판결로 감옥에서 독미나리가 든 잔을 들이키고 죽음을 맞는다.
전혀 전문가가 아닌 무서운 편견을 가진 배심원들에게 죽임을 당하고도 태연했던 소크라테스. 다른 사람들에게 '인기없음'에 어떻게 이렇게 초연할 수 있단 말인가. (사진: http://www.alaindebotton.com)

우리는 늘 여론이 절대 선(善)이라고 착각하지만 소크라테스의 예를 보자면 늘 이성의 명령에 귀를 기울이여한다는 결론.
"
우리는 누구도 천재도 아니고 성인도 아니다. 하나의 관념이나 행동이 유효하냐 아니냐는 그것이 폭넓게 믿어지느냐 아니면 매도당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논리의 법칙을 지키느냐의 여부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 진실은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어떤 일을 헤쳐나갈 때 큰 힘이 되는 말이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된 자크 루이 다비드의 유화 '소크라테스의 죽음.'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추구는 아테네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소박한 소망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최후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늘 해왔던 방식 그래도 사람들과 대화를 계속할 것이다. '너무도 훌륭한 친구들이여. 그대는 아테네 시민이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지혜와 힘으로 가장 유명한 도시에 살고 있소. 그런 마당에 가능한 한 많은 돈을 긁어모으고 명성과 명예를 차지하는 데 관심을 쏟다니, 부끄럽지도 않은가? 그러면서 그대의 영혼의 진실과 이해, 완성에는 전혀 관심을 쏟지 않다니.

우리는 블로그를 통해서 끊임없이 인기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블로그로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명예를 얻었다고 해서 기뻐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대화의 기쁨을 느끼고 이성의 명령에 따라 진실을 추구하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소크라테스식 논리적 사고방식

1. 확고하게 상식으로 인정되는 의견을 하나 찾아보자
2. 그리고 그것이 거짓이 될 수 있다고 잠시 상상해보자.
3. 예외가 발견되면, 그 정의는 틀렸거나 아니면 최소한 불명확한 것임에 틀림없다.
4. 최초의 의견은 이런 예외까지 고려될 수 있도록 새롭게 고쳐져야 한다.
5. 새롭게 정리된 주장에서 또다시 예외가 발견된다면, 앞에서 거쳤던 과정을 되풀이해야한다. 진실은, 만약 그것이 인간이라는 존재가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라면, 언제나 더 이상 논박할 수 없는 주장 속에 담겨있어야 한다. 어떤 주장에 대한 이해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곧 그 주장에 담겨있는 그릇된 것들을 발견해 나가는 일이다.
6. 사고의 산물은 직관의 산물보다 우월하다.

 

[추가] 이 글은 소크라테스의 철학 중 1장_인기 없음에 대한 위안_소크라테스에 대한 이야기로,
          앞으로 총 6장까지 각 chapter별로 추가 포스팅을 할 계획임.
2장 충분한 돈을 갖지 못한 데 대한 위한_에피쿠로스
3장 좌절에 대한 위안_세네카
4장 부적절한 존재에 대한 위안_몽테뉴
5장 상심한 마음을 위한 위안_쇼펜하우어
6장 곤경에 대한 위안_니체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생각의나무, 2008년 8월 25일 개정판 13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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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 알랭 드 보통

    Tracked from librovely 2008/12/04 02:30  삭제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알랭 드 보통 2000' 생각의 나무 The Consolations of Philosophy 몰랐다. 알랭 드 보통의 이런 책이 있는 줄... 연수중 쉬는 시간에 연우님 블로그를 주루룩 읽어보곤 했는데...(이상하게 네이버에서의 블로그보다 티스토리에서의 글이 더 잘 읽힌다...이유가 뭘까? 요란한 녹색 테두리가 없어서 차분해서 그런가?) 그 중 이 책이 와 닿았다... 알랭 드 보통은 아직도 할 말이 있나? 이 사람 또 무슨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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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섹시고니 2008/12/04 0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못 기대되는 포스팅이네요. 항상 그랬지만 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신가요?

    * 아래 추가 부분에 '위안'이 '위한'으로 오타가 있네요. ㅎ

    • 미돌 2008/12/04 08: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오타 지적해주시는 분들 너무 좋아요 ^^
      그러나 제게도 가끔 위안을 부탁드립니다. ㅎㅎ

  2. bong^^ 2008/12/04 0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멋진 포스팅입니다. 매일매일이 바쁜 때에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참 부럽습니다. 삶의 노하우가 좀더 필요한듯....소크라테스처럼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단기적인 부유함에 집착하는 것으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듯^^

    • 미돌 2008/12/04 2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직 어리신데..철학에 관심이 가실런지 ㅋㅋ
      블로깅으로 인해서 저도 조금씩 발전하고 나아지는 걸 느껴요~

  3. 바다안 2008/12/04 14: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랭드보통에 푸욱 빠지셨구랴~
    그럼..이 책도 두권 있다는 이야기?? ㅎㅎ

    • 미돌 2008/12/04 23: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다..두 권. 내 블로그 디자이너께서 원한다면 선물하지.
      지난번 여행의 기술 살때 두권 더 산거야 ㅠㅠ 건축의 기술도 읽어야한다 ㅎㅎ
      요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져서 '역사' 그 책도 꼭 사보마.

  4. 시작의끝.. 2008/12/04 2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돌님 오랜만입니다_잘지내시죠?ㅎㅎ
    바다안님 블로그 들어오면 항상 들리게 된다는..^^
    멋진 포스팅이에요~ㅎㅎ
    어제 제가 다니는 학교에 홍세화씨가 왔었는데_
    지루하다고 생각한 인문,사회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반갑게도 여기에 멋진 포스팅이 있었군요^^
    잘 보고 갑니다~ㅎㅎ

    • 미돌 2008/12/04 2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너무 오랫만에 들르셨어요 ^^
      바다안님이 은근히 제게 손님을 많이 몰아주시는군요 ㅋㅋ
      나이가 들수록 왜 인문학에 관심이 가는지 모르겠어요..
      경쟁과 경제논리에는 이제 신물이 났나봐요.
      정말 잘 사는게 뭔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

    • 시작의끝.. 2008/12/04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역시 경쟁과 경제논리에는 신물이 난 1인이에요_ㅎ
      인문학 정말 매력있는것 같아요^^
      앞으로 자주 들리겠습니다 ㅠ_ㅠㅎ

    • 미돌 2008/12/05 1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환님 사진 잘 보고 있어요.
      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 ^^

  5. 빛이드는창 2008/12/05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속에서 많은 생각을 보여주셨네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 미돌 2008/12/05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가지 얘기만 하고 싶었는데 짧게 압축하려다보니
      한 세가지 정도의 주제가 섞여버렸네요 흐흐..
      철학은 지루할 것 같았는데 재밌게 읽으셨다니 기쁩니다~

  6. 조씨황 2008/12/08 2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감사합니다... 소셜미디어, 코칭, 설득커뮤니케이션 등 등 이런 책들만 읽다보니 삶의 깊이가 담긴 고민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던 차에 멋진 포스팅 감사드립니다.

    '인기없음에 대한 위안'이라...날카로운 표현이네요. '그라운드스웰'도 많은 인사이트를 준 책이었지만, 올해 마지막 달에는 소크라테스 관한 책 한권을 통해 다른 인사이트를 얻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미돌 2008/12/08 2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나 이시간은 취침 전 블로깅 타임이군요 ㅎㅎ
      요즘 철학이나 역사 같은 인문학이 흠뻑 땡기는 중입니다.
      인생이 풍요롭고 여유로워지는듯한 기분 ^^

  7. 뷰티풀몬스터 2008/12/09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 감사합니다.^^이전에 읽었던 책인데, 쓰신 글 덕분에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추가포스팅도 기대하고 있을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