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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모

로모 LC-A

카메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로모(LOMO)라는 카메라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로모는 주변위 모든 풍경을 뭔가 색다르게 만들어주는 손바닥보다 작은 까만 상자로 러시아에서 만든 레트로한 느낌의 컴팩트 카메라이다.

내가 로모를 입양한 것은 2001년 11월이었으니 벌써 7년도 넘은 일이로군. 그동안 자주 고장나고 예측하기 어렵고 때때로 나를 놀라게 하던 로모지만 디지털 카메라와 Contax G2를 들인 지금까지도 내 곁에 머물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가 지배하는 이 속도의 시대에 과연 로모는 어떤 카메라이고 무엇이 사람들을 매료시키게 만드는가? 이 작고 매력적인 똑딱이 카메라 로모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보자.

냉전시대 KGB첩보 카메라로 탄생한 로모
초기의 로모는 구소련이 붕괴될 무렵 성 페테르부르크의 광학기술연구소에서 전직 KGB 연구소의 라디오노프(Radionov) 박사에 의해 첩보용 카메라로 개발되었다. 첩보수집의 목적에 따라서 심플하면서도 튼튼한 바디가 필요했고, 간단히 렌즈커버만 열고 셔터만 누르면 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방식은 레닌그라드 광학연구소에서 개발된 미니타르(Minitar) 렌즈를 장착한 35mm 필름을 사용하는 기계식 소형 카메라이다.

1991년 5월 체코의 프라하, 오스트리아 빈에서 온 학생들이 거리의 도깨비 시장에서 볼품없는 기계식 카메라 하나를 집어들었다. 같은 해 소련의 패망과 함께 생산 중단된 로모 LC-A 모델이었다. 그들은 이 카메라를 들고 여행의 풍경을 찍기 시작했다. 서방의 최신식 카메라가 실어나르는 깔끔한 이미지에 익숙했던 이들은 이 구닥다리 카메라가 보여주는 독특한 색감과 질감에 매혹되었다. 로모 카메라가 입소문을 타고 예상치 못한 인기를 끌면서 러시아의 공장은 다시 돌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매달 3000개씩 한정생산되는 로모 카메라는 전 세계의 눈 밝은 동호인들을 찾아갔다. 사진을 한 장씩 찍을 때마다 손으로 필름을 돌리고, 피사체의 거리를 눈대중으로 맞춰서(로모의 거리는 0.8m, 1.5m, 3m, 무한데 이렇게 딱 4가지 종류 뿐) 수동으로 촛점을 조절해야 하는 이 황당한 기계는 물론 한국에서도 매니아을 거느리기 시작했다. 로모는 단순하게 보이지만 450여 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진 정밀기기이다. 소박한 외형을 하고 있는 이유는 완전 수공 제작품이기 때문이며 그렇기 때문에 한 명이 하루에 한 개 정도만의 완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하니 태생부터 아날로그인 셈이다.
   
허술하지만 정말 특별한 카메라
로모 카메라는 스파이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카메라 자체가 정말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실제로는 플라스틱 바디에 렌즈까지도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그다지 고급제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한 로모의 작은 크기(107×68×43.5mm)때문에 디지털카메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으나, 로모는 35mm 필름을 사용하는 엄연한 필름카메라이다.

방식은 자동노출, 목측식의 수동초점 방식이다. 조리개(F2.8~16)와 셔터스피드(1/500초~B셔터)는 적정 노출을 위해 자동 조절된다. 이는 수동으로는 조절할 수 없음을 말한다. 조리개 레버가 A가 아닌 경우에는 셔터스피드가 1/60초에 고정된다. 그리고 초점은 렌즈 옆의 레버로 적정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0.8미터의 클로즈업부터 멀리 있는 경치를 위한 무한 초점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한 시판되는 외장형 플래시와 일반 삼각대를 장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플래시를 장착하면 로모만의 느낌이 살지 않으므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그 현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는 신비한 기지감

photo by midori & dosibbo

로모의 노출계는 매우 정확한 편이지만, 비네팅(vignetting) 효과라고 하여 사진의 주변부가 중심부보다 조금 어둡게 나오는 경향이 있는 반면 다른 사진기에 비해서 색감이 뚜렷하고 풍부한 사진을 만든다. 매니아들은 로모의 이런 부분에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또한 로모는 실제의 색과 다른 왜곡된 원색적인 색감을 만들어내는데, 사실 왜곡되었다 해서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로모는 특이한 카메라일지는 몰라도 뛰어나게 훌륭한 카메라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꼭 사실적인 화상을 만드는 카메라만이 좋은 카메라라는 공식 같은 것은 없기 때문에 로모는 나름대로의 매력을 갖고 있는 독특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친해지지 않지만 익숙해지면 더없이 소중한 친구
로모는 카메라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쓰기 힘든 제품이다.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만 보고 구입한 후에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로모의 특성을 파악하고, 많이 찍어보면서 연구해야 한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카메라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에게 굳이 로모를 권하지 않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셔터를 툭툭 누르고, 필름을 쓱쓱 갈아끼우고를 반복하면 될 일
2000년 경부터 시작된 로모열풍에 의해 전 세계 60여개 도시에 20만명이 넘는 동호회원이 생겼고 일본에서만 벌써 2만 5천명이상의 사람들이 공식적인 회원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니 가히 로모의 인기는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로모의 사용자 중에 가수, 배우 등 유명한 사람들도 많고 유명 기업과의 마케팅도 시도한 바 있다.
  [이전 글] 2008/10/01 - 로모를 사용하는 아주 특별한 사람들
                2007/11/29 - 앱솔루트와 로모가 만나다

로모 매니아들은 스스로를 로모그래퍼라 부른다. '언제 어디서나 밤낮 가리지 않고, 생각하지 말고 보는 즉시 셔터를 눌러라' 등등의 로모 10계명에는 로모 매니아들의 로모와 함께 하는 일상의 즐거움과 자유로움을 읽을 수 있다.

로모를 사용하는 10가지 규칙


로모그래퍼들이 로모를 사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원칙이라고 한다면 부담없이 즐겁게 일상의 모습을 담는다는 것이다. 자동 카메라지만 색감은 수동 카메라에 뒤지 않고, 그렇다고 수동 카메라처럼 무겁거나 커서 부담스러울 일도 없다.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의 깜찍한 카메라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들이대도 절대 거부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 무심코 지나던 일상의 모습이 로모를 통해 사진으로 거듭나면 그것은 새로운 발견이 되는 것이다. 

 
로모 월은 로모로 찍은 사진을 붙여놓은 벽을 말하는데, 각 나라에 로모 대사관이 생기면 이 로모 사진전을 열게 된다. 전 세계 로모 매니아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로모를 즐기는 한 방법 중 하나다. 로모 월은 매니아들의 행사지만, 일반인들도 새로운 로모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출처: lomography.com


주머니에 들어가는 작고 가벼운 카메라를 원하지만 왠지 모두들 쓰는 최신형의 다기능 카메라는 남들과 똑같아지는 것 같아서 싫고, 클래식한 분위기의 소박한 디자인과 멋지고 분위기 있는 나만의 추억을 남기고픈 이들에게 로모는 잘 어울린다. 누군가에게 물려받은 것 같고 또한 물려줄 수 있는, 그런 느낌의 카메라를 원하는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이 아닐까 한다.

참고로 로모의 가격은 미국을 기준으로 $100 정도고 심지어 러시아에 가면 5만원에도 살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단가가 낮은 제품이지만, 국내에서는 필름과 사진집 등을 포함한 패키지 제품이 24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모의 특별한 감성은 가격으로 매길 수 없이 매력적이지 않은가.

로모는 특별한 카메라가 아니다.로모를 최고라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로모를 사용하는 사람은 아주 특별한 사람이다. 
 
[LOMO Peeple]
안욱환(그사람) http://gsaram.com/
오형석 http://areyougoingwithme.com/
          http://cyhome.cyworld.com/index.php?mf=&id=a0751974
미도리의 로모그래피 http://midol.pe.kr/lomography.htm

[관련 사이트 & 커뮤니티]
로모그래피 글로벌 http://www.lomography.com/
로모그래피 코리아 http://www.lomography.co.kr
로모샵  http://www.lomoshop.co.kr/
로모이즈낫로모 http://cafe.daum.net/LOMO
Cyworld Lomography http://cyworld.com/lomography

[카페] 사진 마니아의 놀이터, 로모그래피 서울숍
로모그래피 서울숍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로모그래피사의 오프라인 숍이다. 카페를 겸하는 이곳에서 평소 마음에만 두고 있던 로모 카메라를 직접 작동해보고 구입할 수 있다. 포토월을 비롯한 모든 내부 장식은 비엔나에서 직접 공수해온 것. 빈티지한 유럽풍 테이블에 앉아 로모 사진첩이나 잡지를 보고 있으면 혼자서도 즐겁다. 매주 일요일에는 로모 카메라로 사진을 재미있게 찍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워크숍이 열린다. 영업시간_ 13:00~21:00 위치_ 홍대 앞 미술학원 ‘창조의 아침’ 바로 뒷 건물
문의_ 02-326-0255, www.lomography.co.kr 

 [관련 책]

안녕 폴라 앤 로모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장현웅 (북하우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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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모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지은이 안욱환 (이지북,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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