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에서 공항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냈던 알랭 드 보통이 이제 아예 작정하고 공항에 눌러앉았다. 톰 행크스의 영화 '터미널'이 생각나는 장면이다.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일주일 간 책상까지 마련하고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영감을 얻어 '공항에서의 1주일'이란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다고 한다. 보통의 드라마 작가들이 이런 취재 형태를 많이 취하는데 영국의 세계적인 인기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 이런 시도를 한다니 참으로 신선하다.

알랭 드 보통 "나의 집필실은 공항" - SBS

 

그가 <여행의 기술>이란 책에서 말했듯이 공항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단순히 상상 속에서 관념적으로 존재하던 공항이 사람들을 끌어들여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지 사뭇 기대가 크다. 


오후 3시, 권태와 절망이 위협적으로 몰려오는 시간에 늘 어딘가로 이륙하는 비행기가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 기분의 갈라진 틈들을 메우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닌가. P.59

인생에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몇 초보다 더 큰 해방감을 주는 시간은 찾아보기 힘들다....이런 이륙에는 심리적인 쾌감도 있다. 비행기의 빠른 상승은 변화의 전형적인 상징이다. 우리는 비행기의 힘에서 영감을 얻어 우리 자신의 삶에서 이와 유사한 결적적인 변화를 상상하며, 우리 역시 언젠가는 지금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많은 억압들 위로 솟구칠 수 있다고 상상한다. P.61

공항의 매력이 집중된 곳은 터미널 천장에 줄줄이 매달려 비행기의 출발과 도착을 알리는 텔레비전 화면들이다. 미적 자의식이 전혀 없는 그 모습. 노동자 같은 상자와 보행자 같은 활자는 아무런 위장 없이 자신의 감정적 긴장 상태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력을 드러낸다. P.57


또 하나 공항에 대한 기억이 있다. 지난 연말 KBS의 <다큐 3일 ; 잠들지 않는 대한민국의 첫 관문 인천국제공항>도 참으로 인상깊게 보안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에게 공항은 참으로 여러가지 의미로 다가오는 듯하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설레임으로, 이별의 아쉬움으로, 새로운 출발을 앞둔 두려움으로,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으로 말이다. 
    • KBS 홈페이지의 다시 보기 (회원가입하면 공짜로 볼수 있다)
      공항에 가보셨습니까? 현실을 벗어나는 출구, 꿈을 찾아가는 입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사람들이 지나는 통로,긴 여정의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곳, 공항
      여행이 시작되고 끝나는 인천국제공항 출입국장. 그 곳에 피어나는 만남과 이별
      그 3일간의 기록입니다.

새로 출간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이란 책과 못다 읽은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그리고 육아서도 하나 주문했다. 나는 알랭 드 보통의 소설도 좋지만 그의 에세이도 참 매력있다. 그를 통해 철학자들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꽤 즐겁다. 거기다 뽀너스로! 25일 예약 구매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예약 구매했는데 오늘 내 손에 들어왔다. 얼마 만의 신간인가..가슴이 벌써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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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알랭 드 보통

    Tracked from 꼬날의 뮤직 싸롱 2009/08/30 11:47  삭제

    동물원에 가기를 통해 알랭 드 보통을 처음으로 접했다. 수필을 읽으며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지고 크게 공감하게 된다.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자주 느끼기는 하지만 말이나 글로 쉽게 표현하기 모호한 감정들을 쉽게 풀어 주기 때문이다. 화가, 음악가, 문학가, 포토그래퍼 등 다른 예술인들과 작품들을 자주 인용함으로써 두 배의 간접 경험을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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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환유 2009/08/26 2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하루키 신간!! 따끈따끈하죠~
    저는 다시 카프카를 읽고 있어요.
    다시 읽고, 그 다음..신간 읽을 계획이에요.
    바쁘신 와중에도 틈틈히 독서까지 챙기시네요! 대단하십니다.^^

  2. 라임몬스터 2009/08/26 2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연 보통이 아니네요
    때리지 마세요ㅋ
    마음만 먹으면 어디써든 쓸 수 있을꺼 같긴 하지만ㅋ
    공항이라
    글쎄 사람 많은데서 글쓰면 뭔가 좋은게 있을려나

    • 미돌 2009/08/27 0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항에서 바로 글을 쓴다는 의미보다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한 것을 기록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공항의 느낌을 현장에서 바로 받으면 감흥이 더 일것 같기도 하구요 ㅎ

  3. 먹는 언니 2009/08/27 0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도하는 작가는 아름다운 것 같아요. 하기사 시도하지 않는 작가도 드물겠지요. 저도 비록 B급 작가이긴하지만 그들과 같이 늘 시도하고 도전하며 살고 싶네요.

    • 미돌 2009/08/27 06:54  댓글주소  수정/삭제

      작가의 길도 녹록치 않은 것 같죠? 먹는 언니도 항상 열심히 먹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시길 응원할께요~

  4. 가랑비 2009/08/27 1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저도 요새 알랭 드 보통 신작이 나왔다길래 이 책을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좋으시겠어요!ㅎㅎ 이렇게 엄청난 책들이 손안에 있다니!
    즐거운 책읽기 되세요! ^^ 감상 기대하겠습니다!ㅎㅎ
    공항에서의 글쓰기라,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 미돌 2009/08/30 0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알랭 드 보통의 인터뷰를 보니 한국 독자들이 인세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더군요 ㅎ
      워낙 출간된게 많아서 읽으실게 많아서 좋으시겠어요 ㅎ

  5. 달콤시민 2009/08/27 15: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왕~!
    저도 '일의 기쁨과 슬픔' 예약주문하여 받았어요! ^^
    거기 맨 앞에 보통의 편지글이라고 해야하나? 거기 보니까 집을 새로 마련하는데 한국 팬들의 도움이 컸다는 글 보고 엄청 웃기면서도, 또 기분이 좋더라구요!

    보통의 공항 & 비행기 사랑이요..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에 보면 클로이를 제일 처음 만났던 곳도 비행기에서였잖아요.. 비행기의 좌석까지 분석적으로 묘사한 ㅋㅋ
    생각해보니 공항 비행기를 엄청 사랑하는 보통이네요~ ㅋㅋ

    알랭 드 보통이라는 단어에 너무 반가워서 달려왔어요 ^^ 헤헤

    • 미돌 2009/08/30 0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 달콤시민님과 통하는데가 있다니까요 ~
      다양한 '일'을 하는 인간 군상을 그다운 꼼꼼한 관찰로 잘 표현한거 같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루키를 읽고 있어요 ㅎㅎ

    • 달콤시민 2009/08/30 2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크크크
      저도 오늘아침 하루키 신간 주문했어요~ ㅎㅎ 리브로에서 이벤트로 책속 음악 CD를 함께 주고 있더라구요~ ㅋㅋ 팬답지않게 그런거 따져서 냉큼 ^^;;
      하루키 읽고 좋은 얘기 나눴음 좋겠어용~ 헤헤

    • 미돌 2009/09/02 2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사고보니 CD가 들어었더군요. 예약 주문한 사람에게 다 준거 같다는..음악이 아주 오묘하고 음울한게 ㅋ
      다 읽고 소감문 올릴께요~

  6. GISI 2009/08/27 1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퇴근길에 하루키 신간을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혹시나 싶어 미도리님 블로그에 들어오니... 역시나 ^^; 질러 놓으셨네요..
    재미있게 읽으세요... 저도 올만에 하루키를 만나러 갑니다...

    • 미돌 2009/08/30 0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GISI님의 말을 들으니 뭔가 의무감 같은 것이 밀려오는군요...ㅎ
      저 역시 맹목적 독자일 뿐 ~ 즐거운 독서하시기 바래요~

  7. 탐진강 2009/08/27 2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보니 머리가 아파옵니다.
    집에 책은 많이 갔다놨는데 거의 못보고 있습니다.
    알랭 드 보통 작가. 이거 공항에서 집필하다니 역시 보통이 아닌 듯 합니다.
    공항은 이별과 기쁨, 그리고 인생이 있는 듯 합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책을 읽어야 겠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기운이 어느새 가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 미돌 2009/08/30 0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애 둘의 가장이 블로그하면서 책까지 읽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닌듯합니다.
      '보통'이 보통이 아니라고 하시니 재밌군요~~ 오늘이 처서라더니 아침 공기가 무척 상쾌합니다.

  8. 영민C 2009/08/29 0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만 그런지 첫번째 이미지가 엑박이에요.

  9. seanjk 2009/08/29 18: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통 아저씨의 '여행의 기술' 읽으며 백만번의 공감을 했던 저로서는
    공항에서의 집필이 누구보다도 와닿는군요-
    <일의 기쁨과 슬픔>은 많이 읽으셨나요? 휴가가 끝나기전 읽고픈 책이군요-

    • 미돌 2009/08/30 0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문득 드는 생각이 우리는 누구나 공감할수 있는데 그걸 글로 쓸수 있는 재능을 가진 사람은 세상에 선택받은 몇명이 아닌가 싶은..ㅎㅎ 그럼 작가들은 모두 대필가인가..
      일으 기쁨과 슬픔은 하루키 다음으로 밀려나서 아직 -,.-

  10. 꼬날 2009/08/30 1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오. 공항에서의 집필 정말 기대되는군요. 알랭 드 보통의 글은 읽으며 또 다른 공부를 막 하게 된다는 기쁨과 숙제가 함께 한다는 점이.. ㅎㅎ

    • 미돌 2009/08/31 1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꼬날님도 보통에 빠져드셨군요 ㅋ 전 알랭 드 보통 덕분에 철학과 인문학에 더 관심이 생겼어요~ 나이가 들수록 우리 인생이 철학과 맞닿아있다는걸 느끼기도 하구요 ^^ 즐거운 독서하시길 바래요~

  11. 바다안 2009/09/04 14: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통씨와 하루키에 대한 애정은 알아준다니까~ ㅎㅎ
    읽어보고 괜찮으면 추천해 주셔용~

    • 미돌 2009/09/05 2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내가 주로 작가를 편애하다보니..게다가 책 읽을 시간도 많지 않고하니 ㅠ
      출간되면 꼭 읽어보고 올리도록 하지요.

  12. 제이유 2009/09/06 2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비행기 이륙할 때만큼 무서울 때가 없던데. 흐흐.
    아직까지는 비행기를 많이 안 타봐서 그런가..; 그냥 마냥 불안하고 그래요.
    이번에 일본에 돌아올 때는 거친 기류를 만나서 기체가 흔들리는 바람에 식겁했어요.
    아...책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로 끝났군요;

    • 미돌 2009/09/06 2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섭다고 생각하면 무섭기도 하지만...약간 스릴도 있고 전 재밌던데요 ㅎㅎ
      공항에는 천가지 사람들이 천가지 사연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에게 무척 흥미로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