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블로그나 트위터와 같은 자신의 미디어를 갖게 되면서 이전과 달리 자신들이 하고 싶은 목소리를 마음껏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기업 미디어가 그 존재 자체로 위기(Risk)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 블로그나 트위터를 운영하는 담당자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는 셈이다. 보통의 기업 트위터를 회사 경력이 그리 길지 않은 사원들에게(혹은 대행사에) 맡겨지고 있는 점을 본다면, 이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두지 않으면 안된다.

기업 트위터 운영 초반에는 트위터 담당자 개인적인 주관적 견해나 일상의 소소한 느낌을 여과없이 전하는 것을 '인간적인 기업'의 일면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담당자가 별 생각없이 날리는 트윗 하나 하나가 그 회사의 혀이고 목소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개인이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보니 하루하루 멘션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할 것이다. 이로 인한 담당자의 부담이나 고충도 당연히 클 수 밖에 없다. (관련 포스팅: 2010/02/16 - 소셜미디어는 왜 담당자의 눈물을 먹고 사는가? )

최근 김정일 사망사건에 대해서 커피 브랜드 '탐앤탐스'에서 이를 애도하는 트윗으로 네티즌의 비난을 받는 사건을 보면서 나도 느낀 점이 많았다. SNS 담당자 트레이닝과 자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 존재 자체가 기업에 위협이 될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탐앤탐스 트위터와 블로그에는 사과문을 게재(http://blog.naver.com/tom_n_toms/10127146552)해 재빠르게 대응했고, 블로그에는 이틀간 15,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갔고 홈페이지에도 사과문을 게재했다. 생각해보면 고객에게 기업 트위터는 트위터 운영자 개인이 아니라 탐앤탐스라는 브랜드 그 자체이다. 그래서 다시는 이 브랜드의 커피를 사먹지 않겠다고 하고, 국정원에 신고까지 하는 열혈(!) 고객도 있는 것이다.

아울러, 담당자 개인의 자질 탓으로 돌리는 모습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이런 이슈로 인해 해고되거나 관두는 SNS 담당자도 있다고 들었다. 이는 회사로서도 애써 키워놓은 인적 자산의 손실이다.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는 기업이 보다 신중하게 메시지를 컨트롤하는 프로세스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재차 말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소셜미디어는 재앙이 될 수 있다.


기업 트위터에서 이념이나 정치, 종교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터부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기업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기업 시민으로서의 정당한 역할이라고 본다. 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데, 담당자의 개인적 판단에만 맡겨두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다.

보다 전략적인 기업 미디어 운영을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팀 내부에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해야 하고 소셜미디어 채널을 운영하는 초심자를 대상으로 한 메시지 트레이닝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동시에 기업 커뮤니케이션 총괄 책임자가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사전 모니터링해야 한다. 왜 홍보 책임자는 보도자료 한 글자 한 글자는 꼼꼼히 체크하면서 왜 우리는 블로그나 트위터의 메시지에는 무심한가?  


사견이지만,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기업 트위터의 굴욕적인 사과 모습도 썩 보기 좋지는 않았다. 마케팅 책임자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얼굴도 보이지 않은 상태로 큰 절 하듯이 무릎 끓고 엉성하게 사죄하는 모습은 조금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잘못한 점이 있으면 차라리 솔직하고 당당히 서면이나 동영상 등으로 쿨하게 사과하면 될일 아닐까?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하는 모습은 뭔가 기업 미디어로서의 자존심을 포기하는건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슈(혹은 위기)에 대응하는 수준이 곧 그 기업의 수준인 시대가 된 것이다. 이래저래 소셜미디어로 인해 득과 실이 공존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관련 글]  
2011/09/22 - [PR 2.0] -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의 4시간 논스톱 수다
2010/12/10 - [Corporate Media] - 기업 블로그, 살아남고 싶다면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2010/11/24 - [Corporate Media] - 소셜미디어 시대를 맞은 기업 블로그 담당자의 고민
2010/07/29 - [Corporate Media] - 새로운 세상, 소셜미디어에 기업이 적응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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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용민 2011/12/22 14: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이정도의 이슈를 기업 위기로 정의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약간 민망함이 있습니다. :) 기업이나 기관이나 대부분의 위기는 개인 이전에 체계에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생각입니다. 체계가 세워져야 개인의 행동을 통제가능하게 되는 법이니까요. :)

  2. 송동현 2011/12/22 1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정용민 대표님과 동일한 생각입니다. 위기의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지만 출발은 기업 위기로 논하기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었으나 이후 위기 관리 시스템과 상황이 오히려 더 위기인 셈이 되어버렸습니다. 제 관점에서 포스팅한 글을 남겼습니다. 감사합니다. :)

    • 미돌 2013/06/16 12:5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실수는 할 수 있지만 그 실수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또 해당 기업의 수준인 것 같습니다.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3. 잊기엔 너무 사랑해서 이별한 그 날부터 깨달은 호세 2011/12/23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굴없는 담당자의 큰절 사죄 사진은 '얼굴을 안보여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진을 걸어놓는 오글거리는(?) 대처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SNS담당자의 트레이닝과 자질'말씀하신 대목에서
    이글루스에서 예전에 운영진 중 한 명의 섣부른 댓글 때문에 큰 파장이 일어났던 것과,
    쇼핑몰이나 소셜커머스같은 데에서도 담당자가 멀티 아이디를 이용해서 고객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지는 사례가 생각나네요.

  4. 세상을보는눈 2011/12/25 1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트윗을보고 파장이 커질거라 예상했죠~ 제생각에는 전략적인 노이즈마케팅 아닌가 싶습니다. 커피시장에서 스타벅스, 카페베네 프랜차이즈가 잘나가다보니 기업측에서도 경쟁업체를 의식한 표현한것같습니다. 요즘에서는 sns와 인터넷에대한 파급효과가 크기때문에 바이럴마케팅이나 노이즈마케팅이 성행하는것 같군요..

    • 미돌 2013/06/16 14: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보기엔 그리 전략적으로 보이진 않던데요...일종이 해프닝같습니다.
      뭐 그리 바이럴이 된 것 같지도 않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