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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 감독이 1조 2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제작비로 엄청나게 화려한 스타급 할리우드 배우들과 미스터리, 로맨스, 스릴러, 코미디, SF-판타지를 버무려 그야말로 장르 비빔밥 영화를 만든다는 것으로 엄청난 기대를 모은 영화다. 그러나 평단과 관객 모두 평가가 엇갈렸다.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역사상 가장 야심찬 기획의 영화"라며 극찬했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대학 시절 마약 기운에 취해 주절주절 떠들어대던 고답적이고 뜬구름 잡는 말들"과 비슷하다며 2012년 최악의 영화로 꼽기도 했다. 한국의 영화 평론가들도 혹평을 내놓았고, 그 중 이동진은 깜짝 캐릭터쇼라며 별 2개반을 주는 잔인한 평을 하기도 했다. ( ☞ 전문 읽기 )

 
"우리 삶에서 우연이란 사실은 영겁의 윤회 속에서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허세를 버무린 과대포장으로 내놓아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 논점인 듯하다. 거대한 서사적 이야기를 묶어주는 것은 배우들의 요란한 분장쇼 뿐, 영화의 결말이 맥없이 마무리되는 것도 한 몫 했다. 뭔가 좌악 펼쳤다가 제대로 수습을 못한 그런 느낌이랄까. 

어찌됐건 나는 영화에 대한 아무런 평가도 보지 않고 오직 배두나와 워쇼스키 남매라는 2가지 이유로 개봉 이틑날 혼자서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보고 왔다. 여의도 IFC의 CGV는 마치 뉴욕의 어느 스트리트를 걷는 듯한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다. 극장 좌석수도 적고 간격도 넓직해 관람 환경이 쾌적하다. 물론, 퇴근길에 잠깐 들러 가볍게 한편 보고 가기에 더없이 좋은 입지조건 때문에 앞으로도 자주 찾게 될 듯하다.

배두나의 힘, 그녀의 할리우드 성공작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배두나가 그저 조연으로 잠깐 등장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어엿한 조연급으로 등장에 나를 놀라게 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후기를 미루다 이제야 쓴다. 영화를 보고나서야 원작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 읽고나서 리뷰를 하고 싶었는데 1편의 네오 서울편만 겨우 다 읽었다는 -,.- 


클라우드 아틀라스. 1

저자
데이비드 미첼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0-11-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젊은 거장 데이비드 미첼의 대표작!서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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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할리 베리, 짐 스터지스, 휴 그랜트, 짐 브로드벤트, 벤 위쇼, 배두나 등의 배우들이 모두 대여섯개씩의 역할을 맡아 연기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특수 분장으로 확인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니 눈 크게 뜨고 보시길.

Story 1. 1849년 태평양 항해 
노예제가 잔존했던 19세기에 흑인 노예와 우정을 맺은 백인 사업가 애덤 어윙의 이야기

Story 2. 1936년 벨기에~영국
맘속에 금기된 사랑을 품은 채 궁극의 심포니를 완성시키고자 길을 떠난 작곡가 로버트 프로비셔의 이야기

Story 3.  1974년 샌프란시스코
핵발전소 기밀 폭로를 위해 죽음도 각오한 여기자 루이자 레이서의 이야기

Story 4. 2012년 현재 영국 런던
감금당한 요양원에서 탈출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출판업자 티모시의 이야기

Story 5. 2144년 미래 국제 도시 네오 서울
복제인간이 생산되는 미례 세계. 장혜주라는 반란군을 만나 혁명을 꿈꾸게 된 클론 손미의 이야기

Story 6. 2346년 문명이 파괴된 미래의 지구 
종말에 가까운 미래에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어느 남자의 이야기

(클릭하면 배우별로 시대별 배역을 자세히 볼 수 있다.)

특히, 배두나의 팬인 나는 그녀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녀는 지금까지 전작에서 보여준 연기의 경험을 이 영화에서 고스란히 활용하고 있는 듯 보였다. 공기인형의 약간 멍한 듯한 노조미는 손미에게서 비치고, 플란다스의 개의 푼수 같은 현남이는 멕시코 여자에게서 비치는 식이다. 괴물의 양궁 소녀 남주, 복수는 나의 것에 나오는 영미의 이미지도 언뜻 보인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과 함께 공개되는 분장쇼를 보면 몇몇 배우는 너무 감쪽같아 놀랄 것이며, 몇몇은 노골적으로 분장이라 불편하기도 하다. 배두나만 해도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애덤 어윙의 아내 역으로 나올 때는 다소 어색하더니 멕시코 여성으로 분했을 때는 너무 달라서 나도 못 알아볼 정도였고, 미래세계에서는 노예인 복제인간 손미로 제대로 옷을 입은 느낌이 드는 식이다.  


SF 영화를 좋아하는 내가 가장 흥미롭게 본 시대는 아무래도 2014년 네오 서울이다. 배경에 남산이나 두모산, 한강, 종로와 같은 한국 지명이 많이 나오고 심지어 모텔, 약국, 24시간 출동 이란 황당한 한국어가 영화 곳곳에 등장한다. 

원작을 읽어보면 복제인간들은 레스토랑에서 19시간을 노동하고 5시간을 튜브에서 비누를 먹으며 기억을 지우며 살아간다. 그런 그녀가 장혜주(원작은 임혜주)를 만나 '상승'을 하게 되면서 인간의 마음을 갖고 되고 이로 인해 쫒기다 결국 죽임을 당하게 된다.

특히, 톰 행크스나 휴 그랜트, 할리 베리 등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 사이에서 영어도 서툰 상황에서 당당히 주연급으로 존재감을 잃지 않은 배두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원작에 비해 서사적 요소는 분명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영상만으로 보면 매우 웅장하고 놀랍다. 손미가 마지막에 이 영화의 주제를 반복적으로 읊는 장면에서는 그녀가 마치 이 영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주인공 같은 느낌마저 든다.

우리의 삶은 우리 것이 아닙니다 자궁에서 무덤까지 우리는 다른 이들에게 의존합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가 죄를 범하고 선을 베풀때마다 새로운 미래가 태어납니다.

불멸의 삶은 우리가 행하는 말과 행동이 시대를 뛰어 넘어야 얻어지는 것이다.

다른 세상이 우릴 기다리고 있어. 더 나은 세상이. 먼저 가서 널 기다릴게.

전 문 하나만 있다고 믿어요. 그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죠. 제가 만약 천국을 상상한다면 그건 완벽한 희망일 거예요. 그 뒤에서 그가 나를 기다리고 있겠죠.


6개의 시대를 6개의 장르로 수많은 캐릭터와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3시간에 달하는 이 영화가 그리 지루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성공이라 말할 수 있겠다. 물론 배두나의 존재감을 알아챈 워쇼스키 남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1만원으로 이만한 눈요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더 있을까? 


< 추가로 IFC의 명소 CGV를 사진으로 좀 더 소개해 본다 > 

요기는 어디? 바로 여자 화장실 입구

팝콘 판매소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

달콤한 스위트 카라멜 팝콘

마치 오래된 레코드 샵 같은 빈티지한 느낌의 시네샵

휴식도 취하고 각종 영화 관련 소품도 구매할 수 있다.

이런 전시공간도 ! 정체는 파악못함.

LG와 CJ 제휴로 3D TV, HDTV 등 다양한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2013)

Cloud Atlas 
8.3
감독
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톰 티크베어
출연
톰 행크스, 할 베리, 짐 브로드벤트, 휴고 위빙, 짐 스터게스
정보
SF, 액션 | 미국 | 172 분 | 201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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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디카초버 미도리님 책도 읽고 영화도 보셨군요~~
    상세한 리뷰가 평론가급 입니다~^^
    시네21 기사같아요~~
    2013.01.29 10:25 신고
  • 프로필사진 미돌 무슨 말씀을 ㅎㅎ 전 그저 드나양의 팬으로써 조사를 해본 것 뿐이에요~~ 2013.06.03 20:14 신고
  • 프로필사진 희망플래너 저도 이 영화보고 결말이 좀 수습을 깔끔하게 못한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시대를 넘나드는 과정을 이렇게 정리해주시니까
    나름 대작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화려한 눈요기는 된 것 같아요.
    글 잘 읽고 갑니다.

    아참, 그리고 소셜마켓팅 책도 잘 읽었답니다.^^
    2013.01.29 21:37
  • 프로필사진 미돌 책을 보고 영화를 보면 한결 더 이해가 잘 갈것 같더라구요.
    영화가 책을 충실하게 옮긴 느낌이 들었어요.
    희망 플래너님이 제 책을 ㅠㅠ 영광입니다.~~~
    2013.06.03 20: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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