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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 개봉한 황해의 인기가 뜨겁다. 근데 영화는 참 불편하고 또한 불친절하다 사회적 부패나 비리를 주로 다루는 '사회파 감독'인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과 하정우, 김윤석 콤비가 다시 만났기 때문이다. 액션씬이 좋지만 결말은 맘에 들지 않는다. 나는 영화를 선택할 때 감독을 신뢰하고 보는 편인데 추격자가 참 신선하고 좋았기 때문에 황해를 다시 선택했다. 역시 감독이 신뢰하는 배우와의 만남의 역시 결과물이 좋은 것 같다. 하정우는 영민하고 본능적인 감각이 좋다. 김윤석은 스스로 이 캐릭터가 정말 맘에 든다고 할만큼 개성강한 캐릭터다.

황해를 건너온 두 남자, 하정우와 김윤석

추격자를 봤을때 느꼈던 그 집요함, 악착같음, 날것의 이미지, 하드보일드 폭력의 이미지가 추격자와 그대로다. 중국계 한국인을 뜻하는 '조선족'과 중국와 한국 사이의 '황해'라는 2개의 키워드로 재구성된 그런 느낌이랄까. 그는 왜 조선족이라는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택했을까. 나 감독은 영화 초반에 구남의 나레이션을 통해 '개병' 즉 사람을 믿지 못하고 돈이라면 사람도 죽이는 이 미쳐날뛰는 사회를 해부한다.
 
아내에 비자 빚을 갚으라 하루하루 희망없는 삶을 사는 옌벤의 조선족 택시운전사 구남(하정우)와 그를 살인청부용으로 한국에 보낸 브로커 면가(김윤석). 이 두 사람의 팽팽한 대결과 긴장구도가 이 영화를 시종일관 이끈다.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든 트레일러 전복 장면이나 끝도 없는 추격전은 정말 사람을 지치게 만들 정도다.

총 4개의 챕터(택시 운전사, 조선족, 살인자, 황해)로 구성되어 비극적인 주인공들의 운명. 결국 인생은 치정으로 귀결되는가. 마지막 구남의 아내가 되돌아오는 장면은 다소 충격적인 결말을 만들려고 한 노력인것 같은데 왜 그녀가 그동안 한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은 끝까지 풀리지 않는다.


비정한 사회에 내동댕이쳐진 채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하정우는 야생의 날 것 그 느낌이 가득하다. 결국은 황해로 되돌아가는 남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이 결론은 조금 무책임해보여 조금 허탈하다. 조선족들이 마치 범죄집단처럼 비춰지는 것도 것도 조금 우려스럽고.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섬뜩했던 장면은 누군가(아주 가까운 동업자나 친구라도)가 나를 노리고 살인 청부를 하거나 자동차 사고를 내거나 하면 하루 침에 평화가 산산조각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의 보안은 어쩌면 이다지도 허술한지..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3년간 이 영화에 매달라고 11개월간 피를 말리는 기분으로 이 영화를 촬영했다는 나홍진 감독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 하정우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순수'였다고 한다. 총도 아니고 칼과 도끼 심지어 먹던 돼지뼈로 사람을 수없이 난도질하는 피튀기는 영화에서 셀수 없이 사람을 죽이면서도 '순수'라는 단어가 하정우만큼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한국영화에서 흔히 볼수 없는 스케일과 완성도, 캐릭터 싱크로율 100%, 2%부족해도 탄탄한 스토리와 끈질긴 연출력의 승리다. 죽을 각오로 이 영화에 임했다는 나감독의 말처럼 영화를 보고 난 내 기분도 마치 지옥에서 빠져나온 기분이었다.

홈페이지: www.hwang-hae.co.kr
황해
감독 나홍진 (2010 / 한국)
출연 하정우,김윤석,조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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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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